시간강사
"교수되려면 1억 내라" 자살한 시간강사 폭로 (링크)
연합뉴스 기사전송 2010-05-27 10:02
교수임용 탈락 시간강사, 채용 비리 유서 남겨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교수 임용에서 탈락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대학 시간강사가 교수 채용 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겨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5일 자신의 집에서 연탄을 피워 놓고 목숨을 끊은 광주 모 사립대 시간강사 서모(45)씨는 교수 채용 과정에서 수억원의 돈이 오가고 있고, 논문 대필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5장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씨는 '이명박 대통령님께'라고 쓴 유서에서 "교수 한 마리(한 자리)가 1억 5천, 3억이라는군요. 저는 두번 제의를 받았습니다. 대략 2년 전 전남의 한 사립대학에서 6천만원, 두달 전 경기도의 한 사립대학에서 1억을 요구받았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유서에서 밝힌 경기도의 한 사립대학 교수 임용에 지원했다가 탈락하자 극도의 좌절감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대학 측은 돈을 요구한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또 유서에서 "학교 측에서 (나를) 내쫓으려 한다. (중략) 저는 스트레스성 자살입니다. (중략) 시간강사를 그대로 두면 안 된다. 한국사회를 그대로 두면 썩는다. 수사를 의뢰한다"고 적었다.
서씨는 같은과 교수들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며 "교수님과 함께 쓴 논문이 대략 25편, 교수님 제자를 위해 박사논문 1편, 한국학술진행재단 논문 1편, 석사논문 4편, 학술진행재단 발표논문 4편을 썼다"며 논문 대필 사실도 폭로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같이 쓴 논문 대략 54편 모두 제가 쓴 논문으로 교수는 이름만 들어갔으며 세상에 알려 법정투쟁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서씨는 서울의 사립대학에서 학부를 마친 뒤 광주 모 대학에서 영어영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0년부터 이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해 왔다.
한 동료 시간강사는 "교수 채용 과정에서 돈이 오간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시간강사들의 처우 문제나 교수사회에서 이뤄지는 비리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서씨의 폭로 내용에 대한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cbebop@yna.co.kr
시간강사가 또 죽었다.
학교의 전임교원들이 왜 이 문제에 대해서 거세게 들고 일어나지 않는지, 나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또는 한없이 이해할 수도 있다. 제 명예와 권위와 밥그릇을 끌어안고 감싸모으는 일의 정당함을….
그렇듯 세상과 타인을 이해하려 들면, 한도 끝도 없을 터이니.
그러나 이제 또 한 명 나자빠졌으니, 또 문제는 어느 정도 시끌벅적하게 공론화 되고 어쩌면 고등교육법도 개정되면서,
무언가 바뀌어나갈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이렇게 "죽 쒀서 개 주는" 방식으로 역겹게 변화하기 마련이고,
결국은 누군가의 피나 죽음을 봐야지 떠들썩해지는 것이다.
아무리 시간강사에 관한 '차분하고 중립적인' 분석기사를 써갈기면 뭐하나.
시간강사 문제는 오래 전부터 진부하고 시의적이지 못한 주제가 되어버렸는데.
2009년 12월, 한국의 대학가는 시간강사 제도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이루어진 상태인가. 올해 시간강사 관련 제도를 다룬 매체들의 기사제목만 간략하게 훑어보자. “인문학 시간강사 78.6%, 다른 생계수단 때문에 강의 준비 소홀한 적 있다”(교수신문, 2월 23일) “비정규직법 탓에 무더기로 쫓겨난 대학 시간강사들”(조선일보, 9월 10일), “개선 시급한 대학 시간강사 처우”(매일경제, 9월 15일), “강사 해고에 항의했다간 교수사회에서 매장”(오마이뉴스, 9월 23일)…. 2008년 4월, 한국서양사학회의 학회 구성원 170명은 ‘대학교 비정규직 교원의 법적 지위 향상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2009년 9월에는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교수·강사·연구원 108명이 ‘고등교육법 개정하여 대학 시간강사에게 교원 지위 부여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동애 대학강사교원지위회복투쟁본부 위원과 김영곤 비정규교수노조 고대 분회장은 12월 7일로 ‘826일째’ 시간강사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어디선가 1998년부터 지금까지 8명의 시간강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말도 들린다. 이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라고, 작년 겨울, 나는 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