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식 썸네일형 리스트형 [비평] 춘향전과 방자전 (…) 2일 개봉한 영화 ‘방자전’은 누구나 다 아는 고대소설 ‘춘향전’의 춘향이가 이도령 아닌 방자에게 반했다는 다소 발칙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진짜 주인공은 춘향을 버리고 한양으로 가버린 이몽룡이 아니라 줄곧 곁을 지키며 궂은 일을 무릅쓴 방자였으며, 오늘날 사실과는 전혀 다른 ‘춘향전’이 전해지는 것은 의도적인 왜곡이라는 것이다. 다 아는 이야기를 뒤집어 보는 전복(顚覆)의 재미는 유래가 깊다. 엄밀히 말하면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기생의 딸인 춘향이 장원급제한 어사의 정실이 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전복적인 내용이지만, 남원 지방에 내려오는 ‘박석고개 전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이몽룡을 짝사랑한 춘향은 본래 미녀가 아닌 끔찍한 추녀였고, 월매의 간계에 넘어가 춘향과 하룻밤을 같이한 이몽룡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