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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소극장 풍경 * 공연 중, 어느 기자는 객석 맨 앞자리에서 펜을 빼들고 열심히 메모를 한다. 그 뒷모습을 보는 내 마음은 씁쓸해진다. 예술에 대해 가장 많은 말을 하는 이가 예술을 가장 알지 못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역설이, 나의 미간을 짓누른다. 또는 그 기자의 여유 없는 풍모에 대해서 조금은 불쾌했을지도…. 어쨌거나, 모든 여유 없음과 성급함에는 분명 경박함이 조금씩 섞여있다. * 공연을 녹취하던 어느 리포터는, 마이크를 무대 쪽에 대고, 마치 얼굴 앞의 인터뷰하는 사람을 대하듯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그 귀여운 직업병을 보고 나는 슬몃 웃음이 났다. 그리고, 리포터라는 직업에는 뭔가 흥미로운 상징성이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을 지극하게 배려하는 (대개는 여성인) 리포터의 커다란 수용적 반응들, 조금은 인공적인 편.. 더보기
예스맨 프로젝트 The Yes Men Fix The World (2009) 3월 30일, 서울 중앙시네마에서 를 보았다. 여자친구와 킬킬거리면서 즐겁게. '예스 맨'(Yes men)이라는 단체의 앤디 비크바움과 마이클 보나노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다큐멘터리. 마이클 무어 감독과 호흡을 맞춰왔던 커트 잉페어가 공동 감독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앤디와 마이클은 대학에서 미디어 예술 등을 강의하면서, '예스 맨'을 창립했다고. 둘의 이력을 살펴보니 둘 다 어지간히 괴짜였던 모양이다. 그네의 표현에 따르면, '신원 도용'(identity correction)을 통해서 세계를 고친다는 것이라.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명백히 부당한 사안들에 대해서 '정의의 가면'을 쓰고 '예스'를 외칠 것. 이를테면 아직도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1984년 인도 보팔 참사에 대해 책임자인 다우(Dow..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