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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서점에서: <괴짜사회학>과 <기록의 힘 증언의 힘(어느 다큐멘터리스트의 다큐멘털리티)>




지난 주 금요일: 이대 PD 수업 마지막 날 (8. 21.)
 

 * 괴짜사회학

 <빈곤의 경제>식의, 철저하게 '현장 중심적(탐사적)' 에세이물로 쓰여져 있어서, 기대와는 조금 어긋난 느낌. 내가 바랐던 것은, 초짜 사회학자의 경험적인 서술과 회고만은 아니었는데…. 이런 경험들을 생생하고 멋진 이론들과 접목시켜 사회학의 학문적 품격을 사람들에게 전달해주기를 바랬었는데. 

 <김영사>의 기획 자체가 정말 '끝내준다'는 것. 나도 그 광고문구에 혹해서 책을 펴들었으니.

 어찌 되었건 간에 저자(수디르 벤카테시)와 같은 뚝심 있는―결국 진정한 의미에서 사회학적인!― 행보는, 내가 나의 미래에 내기를 걸고 있는 그것과 정확히 통하고 있다는 것.

 인간성, 비애, 일상, 공통감정, 非관념성, 총체적 인간관, (어빙 고프만 식의) '연극성'….

 이제 이러한 무기(이론)들로 탄탄히 무장하여, 결국 인간이란 너나 나나, 거지나 재벌총수나, 갱단 보스나 국회의원이나, 동네 치킨집 주인이나 국민여배우나 '거기서 거기'(이 말을 섬세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나의 미래는 어떤 주저도 망설임도 나불거림도 없이, 각양각색의 사회 집단과 각양각색의 개인들 안에 차별없이 스며들어, 그들의 언어를 선명하게 복원시키고, 그들의 공적인 자리매김을 재확인하고, 사적인 존재로서의 그들의 아름다움과 처연함을 드러내며, 그들에게 좀더 세련되고 공정하고 고유한 색을 돌려줄 것.


* 기록의 힘 증언의 힘

 MBC PD(정길화)의 다큐멘터리論. 주철환 전 PD가 추천사를 적어놓고 있었다….

 사회의 담론 형성에 기여하는 제 분야들 중, 별 수 없이 방송만큼 '덜 진지하고', '인사이더적'인 분야는 또 없으리라. <성실성>을 논외로 친다면, 나는 내가 어떤 직업이든 능히 해내는 '종합적인 힘'을 키웠다고 믿었으나…. 그 '어떤' 특정 직업 각각을 준비하면서 내가 쏟아야 하는 에너지가 너무 낭비적인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헌데 생각해보니, 그런 의미에서 나는 어쩌면 낭비를 너무 안 했을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자꾸만 발판을 잃어버리던, 내 마음 속의 <사치스러운 검약>이 아니었을까…. 지적인 외로움.

 여하튼 논문을 쓰든 르포를 쓰든 소설을 쓰든 무슨 시험을 준비해 통과하든, 지난 4년(6년?)을 어떻게든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절실하다. 내 대학 시절, 나를 인격적으로 보조하고 성숙시키고 지켜봐주는 '스승'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게…. 그 지독한 외로움과 결핍감, 권위로부터 (저항하는 게 아니라) '튕겨져 나간' 단독자의 나태…. 가슴이 서늘했다.


메모

 1. 방송사 공채 기획안; 수디르 벤카테시가 빈민가에 <10년>을 살았다는 것을 명심할 것; 실험 · 대학생….; 다큐3일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훨씬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다큐멘터리; MBC <4주후愛>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 심리학 · 인간에 대한 탐구

 2. <한길 그레이트 북스> 등 고전서적 일람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