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에 대하여
말할 수도 표현할 수도 없고, 역사라는 일람표 위에 갈겨 쓴 낙서처럼 인간집단 속으로 소리도 없이 사라지는 존재, 한여름에 흩날리는 눈송이와도 같은 존재, 그 존재는 현실인가 꿈인가, 좋은가 나쁜가, 귀중한가 무가치한가? ― 로베르트 무질, 먼저 이 점을 기록해두고 싶다. 나는 그의 책을 단 두 권밖에 읽지 않았지만, 나는 김영하를 아주 좋아한다고. 내가 만약 작가가 된다면 나는 김영하를 꼭 빼닮은 문체를 쓰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고. 안경환 교수가 칼럼에 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당시엔 몰랐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꽤 거창하고 무게감 있는 글쓰기를 즐겼던 안경환 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을 읽고서 '근대의 조선', '근대의 대한민국'이 겪어낸 굴욕과 굴종의 역사를 한탄했다고 썼다. 조선이 뭐 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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