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트 에코의 에세이격인 평론들을 모아 놓은 책.

 에코는 주로 '패러디'의 방법을 차용하고 있는데, 그의 말에 따르자면 "패러디는 나중에 진짜로 쓸 것을 미리 쓰는 것이다. 제대로 된 패러디는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웃거나 낯을 붉히지 않고 태연하고 단호하고 진지하게 행할 것을 미리 보여 줄 뿐"이라고 한다. 요컨대 패러디도 고도의 지성적이며 나름의 현실 분석적인 문학양식이라는 것이다.

 에코는 의뭉스럽게 에둘러가는 필치로 재밌는 글들을 많이 쓰고 있었다. 재밌으면서도 통찰력이 있는 바, 그의 자신감 넘치는 탄탄한 교양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가 패러디하는 대상들은 주로 현대문명의 안이한 <편의주의적인> 특색들이었는데, 세분하자면 이념과 철학이 사회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세태(또는 이념적이고 철학적인 현실 자체에 대해), 자본주의적 소비문화, 행정과 법률과 정치의 화석화된 운용 등등이 아니었을까 싶다. 제2부 <성조기>와 제3부 <카코페디아>부터는 에코의 패러디의 대상이 보다 비유적이고 정신 및 사상적인 세계에 초점이 맞춰진다.
 
 저명한 중세 연구가이자 기호학자로서 에코가 바라보는 현대문명의 다양한 (부정적) 양태들은, 결코 하나하나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가 출발하고 있는 바로 그 지점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게 에코의 시각인 듯싶다. 다양성 속의 일관성.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온갖 다양한 영역의 제반 문제들을 '하나의' 해결법으로 풀어낼 수는 없다. 현대의 사회 영역들은 자기 분야의 자생적 원리에 따라 이미 분화될 대로 분화되었기 때문이다. 일관성 곁의 다양성.           

디'에 대해서.

 현대 문명.

 지적인 허영.

 법률 
 편의주의적 기호들

 
 유머러스.

 포스트모던의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