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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Jane Eyer


 

 침대 속에 나는 언제나 인형을 데리고 갔다. 인간이란 무엇이든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인형보다 더 훌륭한 애정의 대상이 없었기 때문에 조그만 허수아비처럼 초라하고 낡아빠진 인형을 사랑하고 아끼면서 기쁨을 얻으려고 애썼다. 조그만 인형에게도 생명과 감각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얼마나 진지하게 이 장난감을 사랑했던가는 지금 생각해 보아도 이상한 일이다. (29)
 
 그렇지만 아무래도 모면할 수 없을 땐 그것을 견디어 내는 게 의무란다. 네 운명이 견디어야 할 것을 참지 못한다는 것은 의지가 약하고 어리석은 짓이야. (헬렌 번즈, 59)
 난 네 빛나는 눈이나 맑은 얼굴을 보면 네가 성실한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어. (헬렌, 76)
 
 얼룩이나 티 하나 없는 추억운 굉장한 보물이오 ― 아무리 퍼 내어도 한이 없는, 맑고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원천이 아닙니까? (155)
 동정을 나타내는 방법이 몹시 소극적이라고 해서 위로나 격려가 되지 않을 리는 없으니까요. (155)
 미스 에어, 그릇된 것에 유혹을 받았을 때 후회를 두려워하시오. 후회란 인생의 해독이란 말이오. (156)
 대답은 안 해도 좋아― 당신은 좀처럼 웃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당신은 마음 속으로부터 명랑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야. (이상 로체스터, 159)
 
 '해치워야 할 일을 시작하기에 너무 이르다는 법은 없다.' (387)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살기 위해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394)

 점잔만 빼는 사람들은 개방적인 사람들보다도 그들의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이나 괴로운 슬픔을 노골적으로 토론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다. 보기엔 엄격한 금욕주의자도 결국 인간인 것이다. 그러니까 대담과 호의를 가지고 그들의 '침묵의 바다'로 뛰어들어가는 것은 그들에게 무엇보다도 제일 가는 친절을 베푸는 것이 되리라. (454)

 그(세인트 존)는 꼭 일주일 동안 출발을 연기했다. 그리고 그동안 내내 선량하긴 하지만 엄격한, 양심적이긴 하지만 화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자기를 화나게 한 상대방에 대해서 주는 벌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나에게 느끼게 했다. 적의를 노골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책하는 말 한 마디도 않고, 그가 나를 저버렸다고 하는 것을 끊임없이 어떻게 해서든지 나에게 깨닫게 하려고 애썼다. (505)

 
 2009년 5월, 혼자 속초 여행 갈 때 들고갔던 책.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읽을 당시엔 여러 생각도 하고 이런저런 메모도 하다가, 중간에 그만둠. 지금은 생각 안 난다. 이러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