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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흐름

옛 신문을 뒤적거리다가 조선일보 3월 4일자 종이신문이 있어 뒤적거리다가 적는다. 1. 강은교의 글,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03/2010030302041.html) 나이 지긋한 택시 기사는 자식들 반대에도 한 장애인 여성과 결혼하고 싶다 했다… 생활보호 대상자인 그녀에게 쌀과 옷을 주면 오히려 자신이 행복하다 했다… 처음 속 시원히 얘기했다고 택시값 안받는 그를 보며 사랑은 무엇일까 생각했다그 여자를 잊을 수 없다. 남항에 정박 중인 배의 불빛들이 마치 긴 머리핀같이 보이던 송도의 바다, 보랏빛으로 걸어오는 저물녘 바다가 그 깊은 눈을 가늘게 흘겨 뜰 때면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이 살포시 켜지던 배들의 불빛, 하루 한 번씩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점등식을 하.. 더보기
한겨레의 '놈현'과 '관 장사'라는 말에 대한 나의 옹호 * 논란이 된 한겨레의 6월 11일자 원본 사진이 실려있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sogang89?Redirect=Log&logNo=140108657181 * 이후 제목이 수정된 기사 전문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8&aid=0002047389 ● 그리고 내가 아랑 게시판에 올린 글 http://cafe.daum.net/forjournalists/Df5G/2064 이 표현이 상당히 논란이 되었고, 결국은 한겨레가 사과하는 선으로 마무리 되었다지요? 아랑에서도 대다수 분들이 이 기사를 비판하시던데…. 전 여기서는 조금 다른 시각을 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많은 반박이 예상되기.. 더보기
그러해서 나는 이제 본격적으로 '취뽀'에 나서게 되었다. 그리고 일단 내가 목전에 둔 취업 전선에서는 글을 잘 써야 한다. '글쓰기'와 관련해, 지난 1년여간 그렇듯 발가벗겨진 기분을 느낀 건 뜨억한 경험이었다. 비판도 많이 듣고, 이런저런 싫은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란 사람 얼마나 교만하고 옹졸했던가. 나는 (글을 잘 쓴다고 믿었던) 나의 내부와 (알고 보면 내 글 별 거 아니라는) 외부적 평가간의 괴리와 불일치를 견딜 수가 없었다. 그 '못견딤'은 곧 '부정'과 '합리화', '공상'과 '신세타령'과 '사회비판'의 다섯 가지(실은 그보다 더 되겠지만) 형태를 띠고 나타났다. 1. 부정 "나는 글을 못쓰는 게 아니야. 단지 이런 형식의 글을 많이 안 써봤던 거고, 근사하게 쓸 수 있는데 시간이 부족할 뿐이지".. 더보기
철학 성향 테스트 어우, 귀여워….ㅋㅋ 김작가님의 블로그에 예전에 올라와있던 그린비 출판사의 '철학 성향 테스트'를 나도 해보다. 재밌다.ㅋ 이렇게 플래쉬로 의 내용을 깜찍하게 만들 생각을 하다니…. 그린비, 앞으로도 주목하겠어!! (멋져!) 에로티즘, 유물론, 국가, 유전자, 이성…. 서양철학에 관한 양자택일 질문들이 아주 쏠쏠하다. 나는 몇 개가 나왔으나, 역시 맨 처음에 나왔던 "지혜로운 현자" 조합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동양철학에서 "자유로운 아나키스트" 조합이 나온 건 아주 만족스럽다.ㅋ 예나 지금이나 동양에서는 '아나키스트'(모든 외부적 권위 및 제도 이전의 개인성에 주목하는)이 되는 게 가장 절실한 첫째라고 본다. 지혜로운 현자 | 지혜, 직관, 감수성, 우정 육감과 영감을 중시하는 당신은 원효대사 타입! .. 더보기
쳇바퀴 자꾸만 쳇바퀴를 굴리고 있는 느낌이다. 손에 금방 잡힐 듯 하다가도 잡히지 않아,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좌절감. 이제는 곧 정말 '어른'이 될 수 있겠거니 하다가도 또 다시 전진하지 못하는 나약함. 이 과정의 반복, 순환…. 흐리멍텅한 나의 '경계'. 끝맺지 못하는 사람에게 시작이란 없는 법이니. 나는 무엇을 '시작'해본 적이 있던가? 정말로 내 투지와 열의를 불러일으켰던 사건이 얼마나 있던가? 나는 너무 많이 기웃거렸고, 너무 많이 생각하였고, 너무 가벼운 분노를, 또 너무 얕은 한숨을 되풀이했고, 이제는 그 되풀이의 자세가 거의 완전히 편안해져버렸다. 대학 졸업 직후부터…. 이렇듯 갇힌 채 바퀴를 굴리는 심경이 되었는데, 사실 그러한 심정은 물론 4년간 대학을 다니던 때도 마찬가지였고, 대학을 들어가.. 더보기
자유로움 … 오늘 내가 무슨 생각을 했던가. 허례허식을 쓰레기통으로 보내라! 모든 자질구레한 겉치레들과 '격식을 차리는' 관습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리자. 디자인은 엄밀하게 실용적이어야 한다. 칼 같은 실용성의 추구야말로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공적으로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을 경계하라. 그 과잉된 친절함은 대개 사적 관계에서의 욕구불만이 반동되어 나타났을 것이며, 그러므로 비굴하다. 같은 일을 5년 이상 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만의 협소한 편견이 스며들어 눈이 어두워져 버린다. 그 사람이 직장의 윗대가리와 싸울 줄 모르거나, 주위 환경과 불화를 일으킬 줄 모른다면, 그 확률은 백프로다. 무슨 일에 있어서도 짜증은 내지 말 것. 화를 내려면 화를 내고, 끝까지 이성적인 태도를 견지하려면 그리 할 것. 짜증은.. 더보기
세상에는 세상에는 함부로 나대는(나불거리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창 너머로, 건물 신축 현장에서 망치질을 하는 인부들을 보고 느낀 점이다.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가를 세련되게 포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제 현기증이 난다. 나는 겸손하지 못한 모든 것을 경멸하고, 조심스럽지 못한 모든 태도를 경멸하며, 침묵할 줄 모르는 모든 정신들을 경멸한다. 그렇다, 경멸…. 내 주된 정서는 경멸이며…. 이것을 뛰어넘든, 파괴하든, 극복하든, 끝까지 밀어붙이든, 앞으로 무언가는 해야 하리라. 더보기
아버지 되기의 어려움 난장이나 거인을 배우로 기용한 데라야마 슈지의 작품은 연극적인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였다. 그 중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데라야마 슈지가 만든 실험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어머니와 아들이 식사하는 장면이었는데, 갑자기 벽이 사라진다. 모자(母子)는 거리에 노출된 상태로 식사에 열중한다. 도시 한 복판에서 사람들의 이목에 상관치 않고 식사를 하는 어머니와 아들. 이 상징적인 장면에서 나는 데라야마 슈지의 정신세계를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는 아버지가 없다. 아버지가 없다는 것은 자신이 세계를 창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라야마 슈지의 실험정신은 절박한 생존욕구였던 것이다. ─ 김윤미(극작가)의 글 중에서 2010년 1월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렸던 현대일본희곡 낭독 공연의 마지막날 심포지엄으로 데라야마 슈지의.. 더보기
생활도서관 대학을 막 졸업했는데, 졸업 즈음 언젠가부터, 대학 초창기부터의 내 모습을… 계속 더듬더듬거리게 된다. 눈 먼 이가 자신 안에 간직하고 있는 풍경의 기억들을 더듬거리듯. 늙은 강사가 자신의 옛 박사학위 논문을 쓰다듬듯. 2004년 봄. 1학년 시절. 학부 분위기에 너무 실망했었고…. 이 weekly한양 기사를 인터넷에서 보고, 바로 그 다음날, 생활도서관 문을 두드렸었다. 알고 보니 '학생기자' 재석이 형도 생활도서관이었다. 하하…. 취재하지 않은 취재기사, 인터뷰하지 않은 인터뷰기사. 지난 6년 동안 저 대여섯 평의 공간에서 참 많은 일들도 있었고, 많은 생각도 했고, 때론 힘들었고, 때론 즐거웠고…. 아쉬움과 회한도 뚝뚝 묻어있는 도서관이지만, 저 작은 곳을 통해서, 나는, 분명히 많이 성장했다. 올.. 더보기
'V세대'의 안타까움…. 동아일보 사회면 톱에 봉아름 기자의 V세대 관련 기사가 실렸다. (동아일보 3월 9일) 기사는 "교실의 V세대. 그들은 어떻게 공부하며 비전과 진로는 어떻게 정할까. V세대의 성향은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이 V세대를 효과적으로 교육하기 위해 학부모는 어떤 지혜와 태도를 갖춰야 할까"라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벤쿠버의 'V'와 잘 어울리는…. '쿨한 신세대'…. 쇼트트랙 이정수와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 최연소 시인으로 등단한 문학소녀, '不狂不及'이란 좌우명을 지니고 서울대에 입학했으며 훗날 유엔에서 일하고 싶다는 대학 신입생,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젊은이…. 요컨대 봉 기자가 말하는 'V세대'는 자신의 영역에서 예전과는 다른 신선한 감성으로 성공한, 80년대 후반~90년대.. 더보기
<윤리>에 대한 메모 마이클 가자니가의 '윤리적 뇌' 관련 읽을거리들을 포스팅하다가 '윤리'에 대해 예전에 메모해둔 내용들이 있어 옮겨본다. 내용의 출처는 (닉 로우 著, 김세준 譯, 비블리오드라마)의 9장: '플레이백 공연의 윤리적 한계'이다. 로쟈님이 자신의 포스팅들 중에서 존 카푸토와 리처드 커니를 인용한 글이 있었는데 지금은 찾지를 못하겠다. 다음에 그의 글을 참고하며 두 학자에 대해 좀 더 알아가기로 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을 통해, 결론적으로는… 우리가 윤리를 논할 때에 ①훨씬 더 적극적으로 윤리적 주체가 놓인 개별적인(즉, 상대적인) 맥락을 고려하고, ②인간의 '개인성'을 고려해야 하며, ③그러므로 윤리란 전통적인 의미의 그것보다 유동적인 개념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 미국의 교육.. 더보기
우리 마음속의 '비굴함'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묻자면─ 한국은 선진국인가, 아닌가? 이 물음부터가 (우리는 세계에서 뒤쳐지지 않았다는) "인정"에 대한 갈망을 전제하고 있는데, 사회의 어떤 이들은 이러한 강박적 질문 덕택에 우리가 이만큼 '발전'(그들의 의미에서는 '근대화')할 수 있었다고 주장할 것이다. 질문에 대해선 여러 대답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로서는 우리 사회의 지배적 정서에는 '선진국'에 걸맞을 만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없다는 측면을 늘상 지적하고 싶었다. 자긍이 없는 '비굴의 문화'라고 할까. 리영희 선생님이 에서 인용하신 맹자의 격언처럼, "사람이 남의 엄신여김을 당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 업신여긴 연후에 남이 업신여긴다. 어느 가문이 기울 때에는 그 가문의 형제들이 밖에서의 업신여김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가문.. 더보기
어떤 스케치 장 자크 쌍뻬의 그림은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 이 그림 한 장에 나의 온갖 욕심들, 마음속의 시끄러운 움직임들, 불안함들…이 조용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마음이 시끄러운 자는 불행하다, 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도 싶다. 언젠가, 쌍뻬의 삽화책들이 가득한 책장 곁에서, 그녀와 자전거를 타고 웃으면서 유유히 거닐 수 있을까. 그날을 위해서, 다시금, 열심히 살기로 한다, 더보기
10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본 세종시 문제 "우리 그간 잘해왔잖아유~" 1. 국토균형발전 · 지혁균형발전이라는 목표가 얼마나 이루기 힘든 것인지 알겠다. 당시는 어벙하게 받아들였던 2004년 10월 21일 헌재의 ‘관습헌법’ 판결이 얼마나 중대했는지를 이제야 실감한다. 노무현 정권과 소위 ‘좌파’ 정권의 “잃어버린 10년”의 정책들을 바라보는 국가의 보수적 엘리트들의 심경을 행정수도와 세종시라는 키워드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행정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그렇다면 억지 논리로 수도이전을 위헌 판결한 헌법재판소를 먼저 비판했어야 한다. 청와대와 국회 및 모든 헌법기관들이 죄다 옮겨간다면 그보다 업무효율이 높아질 수 없다. 폭설과 교통대란, 그에 따른 대통령 훈계 따위도 필요 없고 휴전선의 장사정포도 두렵지 않다. (…) 행정수도가 위헌이 .. 더보기
그녀가 들려준 첫 번째 詩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 자크 프레베르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리세요 그 다음 뭔가 예쁜 것을 뭔가 단순한 것을 뭔가 쓸만한 것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그리고 나서 그 그림을 나무 위에 걸어놓으세요 정원에 있는 또는 산속에 있는 어느 나무 뒤에 숨겨 놓으세요 아무말도 하지 말고 꼼짝도 하지 말고 때로는 새가 빨리 오기도 하지만 마음을 먹기까지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기도 하지요 용기를 잃지 마세요 기다리세요 그래야 한다면 몇년이라도 기다려야해요 새가 빨리오고 늦게 오는 건 그림이 잘 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답니다 새가 날아올때엔 혹 새가 날아온다면 가장 깊은 침묵을 지켜야해요 새가 새장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세요 그리고 새가 들어갔을 때 붓으로 살며시 그 문을 닫으세요 그 다음 모든 창살을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