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여자다(une femme est une femme)
고다르 영화로는 처음 접해본 작품이었다. 그의 혁신적인 발명품이라고 칭해지는 점프컷을 비롯해, 다양한 영화적 · 미적 감각들을 자유롭게 풀어내어놓고 있는 느낌이었다. 예컨대 엉뚱하고 기발한 몽타주, 원색적인 조명과, 초현실적인 배경 및 장치들이 등장하는 화면, 장난스러운 마술효과, 자막의 활용, 뮤트효과를 비롯한 익살스러운 음악의 활용, 등 헐리웃 뮤지컬 영화에 대한 오마주 등등. 여주인공 애너 카리나는 아름다웠다. 이 영화를 찍을 땐 이미 고다르와 카리나는 연애 중이었고, 그녀는 고다르의 세 명의 아내 중 첫번째 아내였다고. 책장의 책과 스탠드를 이용한 남녀간의 침대 안의 다툼은 사랑스럽고 깜찍했고 또, 부러웠다. 막무가내로 아이를 낳고 싶어하면서도, 스트립쇼에 나가고, 스트립쇼에 나가는 걸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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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과 <빌리 엘리어트>
어제와 오늘, (1999)과 (2000)을 보았다. 은 현란하다. 감각적인 헤비메틀과, 애니메이션이 뒤섞인 파격적인 영상, 속도감, 폭력과 섹스, 브래드 피트의 카리스마, 소비사회에 짓눌린 현대인의 노예근성을 비판하는 주제의식. 그리고 니체적인 세계관. 현대판 조르바라고 할 수 있는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이라는 캐릭터는, 그가 파이트 클럽을 창설하고, "인류가 겪었던 고통을 피하지 말라"고 소리치면서 잭(에드워드 노튼)의 상처에 양잿물을 들이붓는 순간에 딱 절정을 이룬다. 나는 그 캐릭터에 새삼스레 감동받았다. 안락한 현대소비사회에서, '진짜' 인간이 되는 일은 만만치 않으며,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여기까지는 데이비드 핀처의 내공과, 그 내공을 스타일 있게 풀어내는 연출력에 정말 감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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